현금 175조 쥐고도 110조 원 영끌한 구글 알파벳, 워런 버핏이 참전한 AI 인프라 전쟁의 진짜 승자는?

최근 자본시장에서 가장 충격적인 뉴스가 6월 3일에 터져 나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무려 800억 달러(약 110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것임.

사람들은 알파벳이 현금성 자산만 1,270억 달러(약 175조 원)를 쌓아둔 엄청난 부자 기업이라고 생각함. 돈이 넘쳐나는 회사가 굳이 주주들의 뒤통수를 치며 지분을 희석시키는 주식 발행을 강행한 것은 자본시장의 상식을 파괴하는 행동임.

당연히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하락함. 하지만 주가 하락에 매몰될 때가 아님. 이 비상식적인 결정 이면에는 빅테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피 튀기는 물리적 인프라 영토 전쟁이 숨어 있음.

1. 알파벳이 조달하는 800억 달러의 내역을 쪼개보면 판의 흐름이 보임.

2. 300억 달러는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가 주관하는 보증 발행으로 진행됨. 이 중 절반은 의무전환우선주와 연계된 예탁증서 형태임.

3. 400억 달러는 ATM 프로그램임. 2026년 3분기부터 시장에 Class A 및 C 주식을 조금씩 내다 팔 계획임.

4.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사모발행으로 100억 달러를 직접 꽂아 넣었다는 사실임.

5. 버핏은 이미 2025년 3분기부터 알파벳 주식을 은밀히 매집해 약 200억 달러 규모를 들고 있었음. 기술주를 극도로 꺼리던 버핏의 행보치고는 이례적임.

6. 알파벳의 최근 자금 조달 이력을 보면 완전히 영끌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음.

7. 2025년 11월에 2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찍어냈고, 2026년 2월에도 300억 달러의 글로벌 채권과 110억 달러 규모의 유럽 채권(파운드/스위스 프랑)을 연달아 발행함.

8. 채권 시장에서 수십조 원의 빚을 냈는데도 돈이 모자라 주식 시장에서 유상증자 카드까지 꺼내 든 것임.

9. 175조 원의 현금을 쥐고도 이렇게 돈을 긁어모으는 이유는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의 입에서 나옴.

10. 피차이는 현재 직면한 가장 큰 과제로 "전력, 토지, 공급망 제약"을 꼽음.

11. 폭발하는 AI 수요를 감당하려면 물리적 인프라 확보가 너무나도 시급하다는 뜻임.

12. 이에 따라 알파벳은 2026년 연간 CapEx 전망치를 기존 1,750억~1,850억 달러에서 1,800억~1,9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함.

13. 우리 돈으로 올해에만 약 250조 원 이상을 인프라에 쏟아붓겠다는 선전포고임.

14. 대중은 AI 전쟁을 엔비디아 GPU를 얼마나 많이 사 모으느냐의 싸움으로 생각함.

15. 하지만 진짜 문제는 GPU를 꽂을 데이터센터와 그것을 돌릴 막대한 전기임.

16. 5월 28일에 터진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 세금 혜택 중단 사태가 현재 분위기를 정확히 보여줌.

17. 과거에는 지자체들이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고 세금을 깎아주며 모셔갔음.

18. 하지만 이제는 전기를 너무 많이 먹어치우니 지자체들이 난색을 표하기 시작함.

19. 빅테크들의 입장은 명확함. 세금 혜택 따위는 포기할 테니, 제발 전력망과 원전 옆 부지를 달라는 것임.

20. AI 칩을 아무리 많이 사둬도, 전기를 꽂을 땅이 없으면 고철 덩어리에 불과함.

21. 이 상황은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 당시와 정확히 겹침.

22. 당시 인터넷 혁명을 주도하겠다며 통신사들이 빚을 내어 해저 광케이블과 네트워크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부었음. 이른바 광케이블 치킨게임이었음.

23. 지금 알파벳의 행보는 그 역사의 궤적을 반복하고 있는 것임.

24. 여기서 다시 워런 버핏의 참전 이유를 짚어볼 필요가 있음.

25. 버핏은 구글의 검색 엔진이나 AI 소프트웨어의 미래를 보고 100억 달러를 태운 것이 아님.

26. AI 전쟁의 본질이 소프트웨어 두뇌 싸움에서 막대한 전력과 자본, 토지를 독점한 자만 살아남는 인프라 및 유틸리티 독점 게임으로 변질되었음을 간파한 것임.

27. 버핏은 과거부터 철도, 에너지, 유틸리티 등 진입 장벽이 압도적으로 높은 인프라 독점 기업을 끔찍이 사랑했음.

28. 연간 250조 원을 시설 투자에 때려 박을 수 있는 기업은 지구상에 극소수임.

29. 버핏의 눈에 알파벳은 단순한 IT 기업이 아니라,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거대한 유틸리티 인프라 기업으로 보였을 것임.

30. 흔한 것은 싸지고 귀한 것은 비싸진다는 원칙에 따라, 이제 가장 귀해진 것은 AI 모델 자체가 아니라 막대한 자본력과 전력망임.

31. 알파벳의 1,900억 달러 지출 선언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경쟁자들에게 보내는 묵시적 메시지임.

32. 우리는 빚내고 주식 찍어서라도 이만큼 돈을 태울 건데, 너희도 따라올 수 있냐는 거대한 치킨게임의 시작임.

33. 이 천문학적인 돈은 하늘로 증발하지 않음. 결국 실물 경제의 어딘가로 폭포수처럼 쏟아지게 됨.

34. 여기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나비효과를 추적해야 함.

35. 첫 번째로 돈이 튀는 곳은 실물 원자재, 특히 구리임.

36. 데이터센터를 짓고 전력망을 연결하려면 전선이 필수적이고, 그 핵심 소재가 구리임. 구리 선물 가격의 장기 추이가 AI 인프라 확장의 가장 확실한 선행 지표가 됨.

37. 두 번째는 전력 인프라 자체임.

38. 고압 전력을 데이터센터에 맞게 변환해 줄 변압기 수요가 폭발하고, 안정적인 기저발전을 위한 원자력 관련 산업이 들썩이게 됨.

39. 세 번째는 서버와 서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및 장비 공급망임.

40. 데이터를 병목 없이 전송해야 하니 마벨(Marvell) 같은 네트워크 반도체 기업이나 HPE 같은 서버 인프라 장비 업체들의 실적이 폭발하게 됨.

41. 물론 이 시나리오가 틀릴 수 있는 리스크 변수도 존재함.

42. 기업과 소비자들이 AI 서비스를 쓰면서 내는 돈이 빅테크들의 천문학적인 CapEx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임.

43.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지속되면 2027년 이후 투자 심리가 차갑게 식어버리는 AI 거품 붕괴가 올 수도 있음.

44. 또한 2026년 3분기부터 시작될 400억 달러 규모의 ATM 주식 발행 물량을 시장이 충격 없이 소화해 낼지도 지켜봐야 함. 주식 수가 늘어나면 1주당 가치는 희석되기 마련임.

45.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테크들은 지금 투자를 멈출 수 없음.

46. 지금 투자를 멈췄다가 경쟁에서 밀리면 영원히 도태된다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임.

47. AI 전쟁의 최종 승자가 구글이 될지, MS가 될지, 아마존이 될지는 아직 모름.

48.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 있음.

49. 그 피 튀기는 전쟁터에 전기를 깔아주고 무기를 파는 기업들은 이미 승리하고 있다는 사실임.

한 줄 코멘트. AI라는 황금광 시대, 진짜 돈을 버는 것은 곡괭이를 넘어 철도와 발전소를 짓는 자들임.

참고 자료.
- Quartz - Google (Alphabet) raising $80 billion for AI infrastructure - 원문 보기
- Morningstar - Alphabet upsizes equity capital raise, announces pricing - 원문 보기
- Quartz - Alphabet raises $80 billion in stock to fund AI infrastructure - 원문 보기

확인할 변수.
- 기업과 소비자의 AI 서비스 지출(수익화)이 빅테크의 천문학적 CapEx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2027년 이후 투자 심리가 식어버리는 AI 거품 붕괴 도래 여부
- 2026년 3분기부터 본격화될 400억 달러 규모의 ATM 주식 발행 시 시장의 물량 소화 능력 및 주가 방어력
- 마벨(Marvell), HPE 등 AI 인프라 장비 업체들의 다음 분기 실적 가이던스 상향 여부 및 구리 선물 가격의 장기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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